목회철학 (Core Values) 26 – 과정중심 5
십 몇 년 전, 저희가 Oklahoma에 살던 때였습니다. 하루는 한국 식품점에서 마른 미역을 샀는데, 집에 와서 포장을 열어보니 안쪽에 곰팡이가 슬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것으로 바꿔달라고 하려고 다시 그것을 가지고 갔습니다. 마침, 거기에는 그 마른 미역을 납품하였던 업체의 영업사원이 와 있었습니다.
곰팡이가 슬은 미역을 보여 주면서 다른 것으로 바꿔달라고 하니까, 식품점에서는 미안해 하면서 기꺼이 다른 것으로 바꿔 주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묻지 않았지만, 그 영업사원은 식료품들을 대량으로 유통하다보니, 당연히 그런 제품도 섞여 있을 수 있다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비율은 몇 십만분의 일에 불과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 곰팡이 슬은 미역은 그 영업사원에게는 그저 몇 십만분의 일에 불과하지만, 저에게는 100%였고 전부였습니다. 우리는 많은 경우에 소수의견은 그저 적은 수에 불과하다는 것 때문에 중요하게 여기지 않거나 무시해버리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입장을 바꿔보면, 그들에게는 그 소수의견이 전부가 될 수 있습니다.
과정보다 결과를 중요시 하는 경우에 소수의견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거나 아예 무시하기도 합니다. 소수의견을 장애물로 여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수를 위해서 소수를 희생해야 한다고도 합니다. 오직 결과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소수의견을 들어줄 마음의 여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그 어떤 대단한 결과를 위한다고 하더라도 결코 소수의견을 무시해야할 이유가 될 수 없습니다. 소수의견을 들어주고 품어주는 것 자체가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 안광문 목사 –